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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la Vs Ford (2), <열흘 붉은 꽃은 없었더라>

1920년, 세계를 지배하던 헨리 포드와 그의 포드 모터 컴퍼니는 10년이 채 못가 위기를 맞았습니다. 역사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고먐미
고먐미
- 7분 걸림 -

1920년 즈음, 헨리 포드와 그의 포드 모터 컴퍼니는 그야말로 세계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였을 겁니다. 1908년,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만들어지던 이 기계식 마차는 1914년에는 무려 24초당 1대 꼴로 거리로 쏟아져나왔습니다. 도시 근로자의 두 달 봉급만으로 살 수 있었던 이 기계식 마차는 마침내 미국 도로의 절반 가까이를 메웠습니다.

모델T는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였으며, 헨리 포드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고객의 세부 커스터마이제이션 요청을 받아들여 맞춤 제작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던 것에서 탈피해 부품을 최소화하고 동일규격화시켰으며, 컨베이어 벨트 조립라인을 만들어서 숙련공이 아니더라도 모두 비슷한 품질의 완성품을 만들어내게끔 했으며, 단일 모델/단일 색상만 취급함으로써 생산성을 극도로 끌어올렸으며, 쓸데 없는 유통수수료를 절감해서 소비자들이 최종 지불하는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췄습니다.

네, 지금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에게 적용해도 크게 무리 없이 맞아떨어지는 이런 전략을 이용해 헨리 포드와 그의 포드 모터 컴퍼니는 자동차라는 산업의 한 세기를 정의했을 뿐만 아니라 제조업의 역사의 챕터를 근대와 현대로 나누었습니다.

자 그럼 질문, 1920년, 세계를 발 아래 두었던 것 같던 헨리 포드와 그의 자동차 회사의 위세는 몇 년 동안 지속되었을까요? 20년? 10년?

2023년 5월 6일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CNBC

잠깐, 시점을 돌려보겠습니다.

2023년 5월 6일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렌 버핏은 EV 투자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죠. 착각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와 그의 회사 역시 BYD에 투자했으니까요. 절대로, 내연기관이 전기모터에 비해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거나를 논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버핏은 'auto business'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Charlie and I have long felt that the auto business is just too tough,”
Warren buffet

"Too tough" 라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뒤이어, 버핏은 헨리 포드의 성공과 뒤이은 그의 실패를 설명했습니다.

자, 질문에 대답하겠습니다. 1920년, 헨리 포드와 그의 영원할 것 같은 자동차 제국은 채 10년을 가지 못했습니다. 화무십일홍보다는 권불십년이 올바른 말이겠습니다. 물론 그의 회사가 완전히 파산했다거나, 끝나버렸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포드는 그 후 한 세기 동안 이런 저런 잡음이 있었으나 여전히 위대한 미국의 자동차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제국은 더 이상 아니었죠. 그런 영원함은 채 10년이 가지 않아서 저물었습니다. 성공도 실패도 이루는 것 보다는 설명하는 것이 쉬운 법입니다. 그러니 왜 포드 모터 컴퍼니가 그 위세를 잃었는지에 대해서 많은 글자를 할애하지는 않겠습니다.

"It’s just a business where you’ve got a lot of worldwide competitors, they're not going to go away, and it looks like there are winners at any given time, but it doesn’t get you a permanent place."
warren buffet

단순히 말하자면, 자동차 업계에는 '너무 많은 경쟁자'가 그 때에도, 지금도 있다는 거죠. 이것이 'too tough'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거기에, 영원한 승자가 있을 수 없다는 뜻일 겁니다. "it doesn't get you a permanent place."

버핏은 어떤 자동차 제조업체도 결국 영속적으로 자동차 부문을 소유할 것이라고 보지 않고 있습니다. 포드 모터 컴퍼니가 한 때 가졌던 것처럼 보였고, 결국 잃었던 것처럼. 지금의 테슬라가 아니라 그 누구더라도. 앞으로 그 누구더라도. 가졌던 것처럼 보이더라도, 결국 잃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뜻일 겁니다.

collection of old books

<늦은밤 투자레터> 첫 글감으로 포드와 테슬라의 100년을 뛰어넘어 겹쳐지는 행보, 그리고 버핏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뷰를 담아보았습니다. 테슬라와 모델 sexy들은 어떻게 될까요? 모델T가 왕좌를 내준 것처럼, 후발주자들에게 자리를 비켜주게 될까요? 아니면, 저물지 않을 제국을 건설하게 될까요?

알고 계신 분들은 알고 계셨겠죠. 전기자동차가 1800년대에 처음 발명되었다는 것이라든가. 초기에는 가솔린을 이용하는 내연기관차보다 여러 장점을 이미 인정받고 있었다든가 하는 것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헨리 포드와 모델T의 대량생산과 산업화라는 이름 아래 100년의 망각기를 거치게 되었는지 또한.

첫 글감으로 옛 이야기를 꺼낸 것은, 언제고 지금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과거부터 살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History repeats itself,

역사는 완전히 똑같이 반복하지는 않더라도, 그 운율을 맞춘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과거부터 살펴서 지금을 제대로 바라보는 글을 써 드리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Tesla vs Ford고먐미 주주서한

고먐미

저는 숫자로 세계를 읽는 회계사이고, 글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쓰는 작가입니다. 텔레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s://t.me/latenight_moonti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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