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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옛 것들의 전쟁 (2) <공룡의 생존법>

쿠팡이 주도하는 새로운 질서에 맞서 기존 유통 공룡들도 생존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고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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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분 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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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서는 새로운 시대, 온라인을 기반으로 태어난 빠르고 영민한 유통 사냥꾼 쿠팡이 어떻게 기존 유통 공룡들을 궁지로 몰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럼 공룡들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역사에서처럼 그냥 운석 맞고 으앙 쥬금~ 해야 하는 걸까요? 아뇨. 그건 아닐 겁니다. 이미 나름대로의 생존방법을 모색하는 전통 채널들도 있고요.

이번 글에서는 새로운 질서에서 살 길을 찾고 있는 업체들을 살펴보고 뭐 될지는 모르겠지만... 몇가지 방법도 제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Case 1. 경험의 공간으로서의 채널 : 여의도 더현대
출처 : 현대백화점

순식간에 광고 같은데, 광고 아니에요. 하지만 바로 느낌 오실 거예요. 쿠팡이 이걸 흉내낼 수 있을까요? 미키 미니 도날드 티셔츠 인형 로켓배송으로 하루만에 전국으로 뿌리는 거, 그거 현대백화점은 못 합니다.

하지만, 아빠와 엄마를 새벽에 일어나게 하고, 몇 시간씩 줄을 세우고, 온라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사실 별 차이 없는 '한정판'이 새겨진 물품을 손에 들고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겨주게 하는 건 현대백화점이라는 공간만 제공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옛 세대 공룡들의 "오프라인"이라는 공간적 소유성은 순간적으로 약점이지만, 활용에 따라 이렇게 강점으로도 변모합니다.

공간과 경험을 유일한 것으로 결부시켜서 마케팅할 때 바로 이런 파워풀함이 되살아나게 되죠. 마치 호박석에서 공룡이 되살아나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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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서울의 저 미키가 서 있는 공간은 실내정원인데요. 꽤 많은 팝업이 들어서요. 저도 여의도 근무하던 시절에는 이런 저런 팝업에 꽤 많이 들렀었던 기억이 납니다. 티파니 팝업도 있었어요. 팝업도 그냥 물건을 파는 팝업이 아니라. 음, 티파니 팝업을 이야기했으니 계속 이야기를 해보자면 스티커 사진을 찍는 팝업부스도 있었고, 간단한 장신구를 만들어주거나 캘리그라피를 해주는 부스도 있었죠.

바로 이런 경험을, 쿠팡은 당연히 제공할 수 없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요.


💡
Case 2. 같은 건 줄 알았는데, 다른 거네? : CGV, 메가박스
영화관 입장 통합전산망/author

대충 그려봤는데요 좀 미안하네 폰트랑 뭐 이런 거... 감수하세요. 이거 일이 아니니까.

  1. 누적관객수(8월까지) : '23년 8천7백만 '19년 1억5천6백만
  2. 누적매출액(8월까지) : '23년 8873억원 '19년 1조3237억원

포인트는 몇 개가 있는데... 일단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몇개만 간단히 짚어볼게요. 우선, 영화관은 회복하고 있습니다. 그게 대 전제에요. 하반기 대작들을 고려하면 19년도 관객 수가 낮았던 월들의 관객수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뭐 그건 그렇고, 중요하게 보셔야 하는 건 관객수 회복에 비해 매출액 회복이 빠르다는 겁니다. 즉, 극장에 오는 사람은 덜 회복하고는 있지만 오는 사람들이 돈을 더 쓰고 있다. 극장의 경험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 극장 사업자들이 가격 전가력을 가지고 있다. 1인당 매출액이 늘고 있다. 뭐 다 비슷한 뜻이겠죠?

코로나 시기, 말하자면 위 그래프의 2020년 3월에서부터 2022년 3월 정도까지겠어요. 이 시기까지, 영화관의 약세를 두고 사람들은 많은 소설을 써댔습니다. 그 중 강한 내러티브를 가진 것이 바로 OTT 시장에 관한 것들이었죠.

최근 몽땅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철회당하고 있는 재택근무와 비슷한 논조였습니다. 영화관 망한다. 집에서 OTT로 다~볼테니까 라는 것. 그리고 온갖 플랫폼들이 기존의 낡아빠진 영화관을 노려서 이 업에 진출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그랬고, 우리나라에서는 쿠팡이 그랬죠. 이 외에도 난립한 OTT는 셀 수 없을 겁니다.

아주 쉽게 이야기하면 그런거죠. 온라인 시대의 새로운 콘텐츠 유통업자인 쿠팡이, 낡은 시대의 공룡 cgv 사냥에 나선 겁니다. 그리고 그건, 얼마간은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흑전 성공” CJ CGV, ‘넥스트 CGV’ 4대 키워드 무엇?
[파이낸셜뉴스] CJ CGV가 ‘넥스트(NEXT) CGV’ 전략을 바탕으로 극장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4DX와 스크린X 등 특별관을 확대하고, CGV 단독 콘텐츠를 선보이는 한편, 극장 공간을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CJ CGV는 30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2023 CGV…

그리고 날이 밝았습니다. 영원한 밤도, 영워한 낮도 없으니까요. 코로나 이후 최초로, CGV는 반기 기준 영업이익 흑전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제시한 가이던스는 굉장히 희망적이었죠. 하반기에는 전사 기준 74% 관객수를 회복하고, 2019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겁니다. 즉, 더 적은 관객수로도 같은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음을 즉 나아가서, 같은 수준의 관객을 회복하는 언젠가의 미래를 꿈꿔보게 하는 대목인 것이죠.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시장 관객수는 5,83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상반기 평균 관객수인 8,330만명과 비교하면 70% 수준을 회복한 수치에 해당하구요.

영화관에 대해서는 적을 말이 아주 많지만 우선은, CGV의 계획에 대해서만 좀 더. OTT들이 영화관을 사면에서 에워싼 이 시대에, CGV가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미래는 뭘까요?

4DX, 스크린X 등 기술특별관을 확대하고 골드클래스, 프라이빗 박스, 템퍼시네마 등 프리미엄관을 늘려 나가겠다. 콘서트, 뮤지컬, 오페라, 스포츠, 게임 중계 등 영화 이외에 다양한 얼터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아이스콘(ICECON)과 같은 CGV만의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선보이겠다. 영화관의 편안한 좌석과 큰 스크린, 풍부한 사운드, 편리한 예매 시스템 등의 장점을 활용하겠다.
CJ CGV 대표 허민회

네. 여러분들도 용아맥 들어보셨겠죠. 예매다툼을 해 보시기도 하셨을 거구요. 바로 그런 경험으로, 살아남아보겠다는 뜻입니다.

OTT 사업자들은 컨텐츠 그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로켓배송이 물건에 집중했던 것처럼. 하지만, 용아맥에서 보는 오펜하이머와, 갤럭시폴더로 보는 오펜하이머는 다른 거죠. 같은 건 줄 알았는데, 다른 거였던 겁니다.


생존하려면 알아야 합니다. 안다는 것은 다름을 정의해낼 수 있는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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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관광명소는 될 수 없겠죠.

&ldquo;아바타2 티켓 7만원 암표까지&rdquo;&hellip;비싸도 &lsquo;빅3 특수관&rsquo; 찾는다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가 22일 오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수 344만명을 기록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쿠팡플레이도, 암표로는 거래될 수 없을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존의 유통 공룡들은 다름을 정의해내며 살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게 어디까지 생존을 담보할지는 의문입니다. 유통의 본질인 '상품', '콘텐츠'의 A에서의 B로의 저비용 고효율 이동에 있어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구조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그렇다 해도, 소비자로서는 각자의 장점에 특화하는 플레이어들은 반기며 기다릴 일입니다.

더현대 디즈니 팝업에서 인스타 설졍샷 찍고 용산 아이맥스 가서 영화 보고 쿠팡 로켓배송으로 마블 피규어 사는 영포티 가즈아 가즈아 가보자!!!

감사합니다.

늦은밤 투자레터

고먐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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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고먐미 주주서한

고먐미

저는 숫자로 세계를 읽는 회계사이고, 글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쓰는 작가입니다. 텔레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s://t.me/latenight_moonti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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