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직업 고르기, 스윙이라는 검법
주식투자가 뭐냐는 질문에 제 나름의 답을 하자면, 그건 본질적으로는 '나 자신'에 대한 공부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겠죠. 그 성패의 과정에서 나에게 맞는 투자방법을 찾아가는 것, 즉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성찰에 다가서는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단점은... 그게 가능하다면 잘라내고 내 강점은 지켜 키우는 것이겠죠.
주식 투자란 뭘까요? 여러분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투자의 세계는 다양한 전략과 접근 방식으로 나눠볼 수 있어요. 마치 RPG게임을 선택하면 직업을 고르는 식으로 말입니다. 잘게 나누면 한도 끝도 없겠죠. 편의상 가치 투자, 단기 투자, 스윙 트레이딩의 셋으로 나눠 말해보겠습니다.
가치 투자: 아마도 여러분이 제일 많이 들어보셨을 종류에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분석하고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기업가치"라는 말로 요약해볼 수 있겠죠. 초기 워런 버핏과 벤저민 그레이엄이 대표적인 인물로, 이들은 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자산가치에 주목합니다. PBR(price to book ratrio)라든가 NAV(순자산가치), 청산가치 따위의 단어가 많이 언급되죠. 대개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투자에 있어서 왕도가 있다고 여기죠.
단기 투자: 주식이나 다른 금융 자산을 짧은 기간 동안 보유하며 빠른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 방식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단어는 데이 트레이딩이 있겠어요. 그 이유가 뭐가 되었든 간에, 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을 이용하는 거죠. 소위 재료라고 하는 뉴스나 아니면 예기치 못했던 사건의 발발과 그 사건이 시장가격에 반영되는 시간 차이를 이용하는 전략 등을 구사합니다. 이들은 가치투자자와는 그 성격상에서 달라서, 투자를 이념보다는 기술에 가까운 것으로 여기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스윙 트레이딩: 몇 일에서 몇 주 혹은 몇 달 걸쳐 주식을 보유하면서 중단기적 가격 변동에서 이득을 얻으려는 전략입니다. 이 방식은 기술적 분석과 시장 동향을 중시하며, 시장의 저점과 고점 그리고 추세를 중요시하는 추구성을 보입니다.
간단히 설명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뭐 물론 세세히 나누자면 한도 끝도 없을테고, 어느 정도 틀린 설명이 있다고 해도 알아채신 분들은 아시는 분들일테니 괜찮을 거라고 여깁니다.
크게 이 셋의 범주로 나눠봤을 때, 그러나 근원적인 공통점 또한 있어요. 그건 모두 이익 추구 행위라는 겁니다.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엄근진 교수님이라고 하셔도, 언젠가는 산 주식을 팔아서 사랑하는 아이에게 치킨도 사 주고 싶으실 거고, 오늘 운이 좋아서 두 배 쯤 먹은 단타꾼도 재미로 돈 넣지는 않는단 말이에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틀린 방법은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있을 뿐이죠. 사람들은 각자 다른 것을 타고 납니다. 심지어는 성격이라는 것도 그래서, 다수에 오래도록 반대할 수 있는 통찰력과 인내심같은 자질들은 누구나 타고 나는 자질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 가치투자자에게 필수적인 이러한 자질을 타고나지 못한 이에게도 가치투자만이 왕도라며 이 방법을 강요해야 할까요?
아니죠. 아닐 겁니다.
단기, 초단기투자 마찬가지입니다. 일희일비하고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할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라면(이 경우에는 투자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지만요 어쨌든) 지나간 실패에 붙잡혀 미래를 바꿀 기회조차도 다 놓치고 말 거예요.
주식투자가 뭐냐는 질문에 제 나름의 답을 하자면, 그건 본질적으로는 '나 자신'에 대한 공부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겠죠. 그 성패의 과정에서 나에게 맞는 투자방법을 찾아가는 것, 즉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성찰에 다가서는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단점은... 그게 가능하다면 잘라내고 내 강점은 지켜 키우는 것이겠죠.
지식과 기술, "포기하지 않음"에 더해 마지막으로 행운이 따라준다면, 이 여정의 끝에 경제적 자유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법일 겁니다.
RPG캐릭터를 선택할 때 뭐 할지 모르면 그냥 "검사"키우라고 하죠. 마법사처럼 강력한 화력은 없지만 대신에 좀 둘러쌓여서 찔린다고 죽지도 않고, 도적처럼 빠르진 않지만 대신 어느 정도 일대 다 전투에서도 버티는 체력을 갖고 있죠. 검사 키우다가 게임을 좀 알 것 같으면, 마법사도 키워보고 도적도 키워보고 2차 3차 전직도 해보고 그러는 겁니다.
이 글은 그런 목적으로 씌어지고 있습니다. 끝까지 쓸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르죠. 아니, 원래 서문을 제일 마지막에 쓰는 거 아니었나? 괜찮습니다. 돈 받고 쓰는 것도 아니니까. 뭐 대충 써보다가, 못 쓰겠으면 미안하다고 하면 되겠지.
보유 기간에서는 중기, 고려 사항에서는 전체 시장에서부터 개별 주식까지. 생각하는 스코프에서는 기술부터 펀더멘탈까지. 제가 안내해드리려고 하는 주식 투자하는 법은 여러분을 마법사처럼 하늘을 날게 하거나, 도적처럼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게 사라져버리게 하는 그런 신출귀몰한 법은 아닐 거예요. 우선은 저 자신에게 그런 방법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어느 정도 깨닫게 되기도 했고, 첫 시작으로서 둘 다 건강하지는 않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특히, 회계사로서, 펀더멘탈과 기술적투자를 어떻게 연관지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상세히 서술해보고 싶어요.
천천히 해보시죠. 그리고 그 후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싶으시면 이 스윙 트레이딩이라는 검법의 길을 계속 가셔도 좋을 거고. 아니면 단타를 하시거나, 아니면 심도 있는 가치투자의 세계로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여러분, 시작해 보시죠. 이 책은, 글이 될지 책이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의 내용을 포함할 예정입니다.
기록하기: 트레이딩 일지는 단순한 기록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오답노트 같은 거니까요.
위험관리 :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 써볼 거예요.
Fundamental : "trader"과 "investor"는 서로를 경멸조로 칭하면서 이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죠. 뭐 그렇다고 해도 굳이 배척해야 될 필요는 없어요. 기본을 파악하고, 최소한의 생명선을 잡는 기준점으로서의 펀더멘탈에 대해 강조할 겁니다. 여러분이 뭐 재무제표를 다 뜯어서 보고 그럴 시간도, 필요도 없으니까요.
차트 읽기 : 기본적인 캔들 읽기에서부터 간단한 패턴까지. 기본은 하고 넘어가야겠죠.
일단은 예정이고, 다음 글이 써질지 말지도 몰라요. 그래도, 아무튼 시작해 보시죠. 갑시다. 여러분, 도전해보세요. 하기 전에는 모르는 법이니까.
누구나 처음에 한손으로 대도를 쥐게 되면 무거워서 휘둘러치기가 어렵다. 그러나 활도 처음 시작할 때는 당기기가 힘들고, 창검도 휘두르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그 도구에 익숙해지게 되면, 활을 당기는 힘도 강해진다. 대도도 휘두르기에 익숙해 지면 쓰는 법도 터득할 뿐만 아니라 힘이 붙어 휘두르기 쉽게 되는 것이다. <미야모토 무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