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지배자 일론 머스크(2) SpaceX

“You want to wake up in the morning and think the future is going to be great - and that’s what being a spacefaring civilization is all about. It’s about believing in the future and thinking that the future will be better than the past. And I can’t think of anything more exciting than going out there and being among the stars.” -Elon Musk

“아침에 일어나서 미래가 멋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주 여행일 것입니다. 미래를 믿고, 과거보다 미래가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밖으로 나가서, 별들 사이를 누비는 것보다 흥미로운 것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일론 머스크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건 월스트릿저널 기사 하나 때문이에요. 8월 17일, WSJ에 의하면 2002년 일론 머스크에 의해 설립된 스페이스 엑스는 무려 설립 22년만에, 첫 분기 이익을 기록했습니다.

몇 가지 말하고 싶은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하나. 이익을 냈다는 점에서 충격받았어요. 우주탐사는 오래도록 국가의 영역이었어요. 즉 사업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소간의 달 착륙 전쟁은 흥미로운 구경거리였지만 뒤집어서, 거기까지이기도 했습니다. 그게 돈이 되어주지는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마침내. 그게 돈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2023년 1분기, $1.5b 매출, $55m 이익. 한화로는 대충 2조 매출, 700억 이익이네요. 22년 전, 스페이스엑스를 설립하던 때에, 일론 머스크는 어디까지 내다봤던 걸까요?

몇가지 주요 이정표로 스페이스 엑스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자세하게 알고 싶으신 분들은 더 알아보시면 될 것 같아요.

  • 2002년 5월 일론 머스크에 의해 설립됨
  • 2010년 12월 발사~귀환까지 모든 기술력을 갖춘 최초의 민간기업이 됨
  • 2015년 1월 위성 제작 및 위성 네트워크망 사업 진출 발표
  • 2015년 12월 추진체 로켓 회수 인류 최초로 성공
  • 2016년 4월 말 미국 공군 GPS 발사 계약 수주
  • 2017년 10월 한국 무궁화 통신 위성 발사
  • 2020년 5월 최초의 민간 우주 유인 탐사 시대 개막
  • 2021년 4월 달 착륙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단일 사업자 선정
  • 2023년 4월 최초의 통합 스타십 발사 시스템 시험

우주+최초 = 스페이스엑스 공식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군 및 나사의 스페이스엑스 의존도가 커지는 걸 보고 있노라면, (1)편에서 써드린 것처럼 서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SpaceX has emerged as the dominant U.S. rocket launcher and has built a major satellite-internet business. NASA itself is dependent on the company—the agency doesn’t have a domestic alternative to SpaceX for flying astronauts to and from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 - WSJ
스페이스엑스는 로켓발사 및 위성사업 분야에서 지배적인 플레이어가 되었습니다.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우주비행사들을 올려보내고 다시 돌아오게 하는데 말 그대로, 스페이스엑스 외에 대안이 없습니다. - 월스트릿저널

저널 분석에 따르면 스페이스X 이익 주 요인은 재사용 로켓 팰컨의 판가 인상으로 인한 매출 증가를 꼽을 수 있어요. 말 그대로, '대안이 없다'는 표현은 이 재사용 로켓의 기술적 우위를 축약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사업비용도 많이 늘었는데요. 그보다도 매출 증가가 훨씬 가팔랐어요. 이건 사업 초기 고정비를 커버하면서 회수 구간에 접어들고 있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해봄직 하죠. 세부 숫자를 보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요. 이런 종류의 혁신 회사는 막대한 규모의 초기 비용 투자가 필수적이어서, 말 그대로 초기에 끝나버리기 십상입니다.

이런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려면 오랜 기간의 손실을 버티면서 마침내는 이것이 사업성의 구간으로 접어들 거라는 강력한 비전을 가진 CEO가 필요하죠.

테슬라를 마침내 흑전시킨 그런 CEO처럼요. 스스로 믿고 있어야 합니다.

멋지긴 해. 미래를 믿고. 과거보다 미래가 더 나을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크...! 이거거든... 이개 프론트맨이거든...

로켓 발사 및 우주 탐사 상장 기업 중 관심 기업 하나 덧대드리면서 글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아실 분은 아실 만한 로켓랩(RKLB)입니다.

2019년 이후 매출 50m 수준에서 TTM 230m으로 급성장 중에 있습니다. 한화로는 뭐 한.. 얼마야 삼천억 정도 되겠어요. 아직 숫자로 흑자전환하기에는 멀었습니다만, 마진율 자체는 개선 중에 있습니다. 분홍색 선 EBITDA 마진율 보시면 뭐, 올라가고는 있으니까요.

로켓랩 또한 발사체에 중소형 인공위성 등을 실어 발사 대행을 하고 있고, 로켓 재사용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기술적 발전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 보세요.

로켓랩. 입니다.

오래도록 낭만과 도전의 공간에 그쳐왔던 우주는 마침내 사업성을 띈 공간으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사실상 개인단위로 자동차 산업의 지평을 바꿔낸 남자가 20년간 포기하지 않았음의 귀결일지도 모릅니다.

계급, 신분, 권력같은 것들에는 한계가 있어왔습니다. 특정 지역, 특정 시간에서만 작동한다는 물리적 한계가 그것이었죠. 이를테면 로마 황제의 권능이라고 해도 지구 반대편까지 닿지는 못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시대. 스페이스X의 CEO이자 테슬라의 리더이며, (전)트위터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의 말과 행동은 전 지구를, 24시간. 실시간으로 덮고 바꾸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사람 이전에 이러한 영향력을 이렇게 실시간으로 가졌던 사람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의 힘이 세계의 떨어진 곳들을 순식간에 연결하거나 끊고, 들여다보거나 들여다보지 못하게끔 결정하고, 국가조차도 의존하게끔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전례가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큰 힘은, 어떻게든 큰 반작용을 부르죠.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스타링크와 스페이스엑스 두 편의 글로 일론 머스크와 그의 우주적 영향력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로켓랩도 관심 있으면 찾아 보시구요.

좋은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