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로 글로벌 신뢰를 허물다

뉴스레터 :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어떻게 파급을 미치는지에 대해 읽어볼 겁니다. 상호관세 이후 월가는 물론 기업가들, 억만장자들, 전임 재무장관을 비롯한 각료들 등에게서 극심한 비난을 받고 있죠. 머스크는 속마음으로는 중국과의 무관세를 말하고 싶었겠지만 꾹 참고 일단 유럽과의 무관세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빨리 읽기 : 엔화가 무섭네요.

Chart of the day :  fear greed 지수가 4로 극단적 공포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코로나 low는 피어 그리드가 2까지 갔었습니다. 어쩌면... 네. 그럴지도 모르죠.

관세의 동상이몽

25-04-07

🧨 트럼프, 시장에 다시 불을 붙이다

도널드 트럼프, 말 그대로 관세로 시장을 '부수고' 있습니다.
4월 4일 소위 "미국 해방의 날", 트럼프는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발언이 나오자마자 글로벌 시장은 한 대 얻어맞은 듯 폭락했습니다. 예견했으나, 정도가 심했다는 것이겠죠. 글로벌로 10%, 중국에 20% 정도를 예상하지 않았나 싶어요.

관세전쟁의 주연은 그러나 어디까지 미국과 중국일 겁니다. 미국은 행동에 나섰고, 중국은 대응에 나섰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중국이 미국에게서 수입하는 물품도 그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보복 관세가 가지는 의미는 실제 경제적인 파급 때문이 아니라 중국이 미국에게 엎드리거나 협상하자는 자세로 나오는 것이 아닌 '보복'에 나섰다는 데에 둬야 할 거예요.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 지수는 금요일 하루 만에 8.9% 폭락했습니다. 이거, 2022년 이후 최대 낙폭입니다.

문제는 이 충격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죠.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는 청명절을 맞아 휴장 중이었습니다. 즉, 충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월요일 개장하는 아시아 시장은 미국발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 깊은 조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지금 이 사태가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진짜 약세장(bear market)의 서막일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 억만장자들도 “이건 너무 나갔다”

시장도 놀랐지만, 놀란 건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트럼프의 정치적 우군으로 분류되던 사람들마저 공개적으로 입을 열었는데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빌 애크먼(Bill Ackman)입니다. 그는 트럼프를 공개 지지한 경험이 있고, 심지어 트럼프가 피격당했을 때는 트위터에 “그를 지지한다”고도 말했었죠.
하지만 이번의 논조는 좀 달랐습니다.

애크먼은 “4월 9일로 예고된 관세는 명백한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심지어 자신의 포트폴리오도 공개했는데요. “우리는 마진을 쓰지 않고, 관세에 영향을 받을 투자도 거의 없다. 그래도 이 정책은 잘못됐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관세에 영향을 받지 않을 투자는 없을 겁니다. 애크먼 또한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걱정하고 있을 거예요.

스탠리 드러켄밀러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한발 더 나서서 “이런 정책은 미국을 침체로 몰고 갈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는데요,

시장은 정책의 논리보다 신뢰와 예측 가능성을 따집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트럼프 정책이 ‘정치적 정당성’은 있을지 모르지만, 경제적 정합성은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를 던진 셈이죠.


🔄 머스크는 '무관세'를 외쳤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역시 기업가죠.
이탈리아에서 열린 우익 정당의 정치 집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관세 없는 교역 체제로 전환하면, 사실상 자유무역지대가 만들어질 것이다”고 말이죠.

이 발언은 시점이 절묘했습니다. 바로 직전에 트럼프가 유럽연합(EU)에 2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직후였으니까요. 머스크는... 아시다시피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물이죠. 백악관에 자주 출입하고, 비공식 고문 역할도 맡았습니다.
그런 인물이 ‘무관세’를 공개적으로 외친 겁니다.

머스크는 그 자리에서 트럼프의 경제 참모이자 중국에 적대적인 관세 정책을 설계한 피터 나바로까지 비꼬았습니다. "하버드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라 나쁜 일"이라며, 그로 인해 두뇌보다 자존심이 더 커지게 되었다고 직격탄을 날린 겁니다. 이어서, 그는 아무 것도 생산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어쩌면 트럼프 이너써클에서도 내부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테슬라의 척추를 이루고 있는 건 중국입니다. 중국산 테슬라를 미국에 팔거나, 팔지 않거나 하는 단순한 이슈가 아닙니다. 물론 그 이슈도 중요하죠. 중국의 인프라와 노동력을 이용한 대량생산으로 마진을 확보하면, 다른 지역에서 시장을 확보하는 데에 준비자금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스타링크, 스페이스엑스, AI, 로보틱스 모두 일부 중국의 하드웨어, 소프트파워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도 합니다. 관세요? 사업에는 좋지 않겠죠.


🌏 한·중·일, 손을 맞잡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는 아주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한중일 3국의 통상장관이 6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세 장관이 손을 맞잡는 장면이 연출된 건데요.

더중앙, 25.3.30

이 장면을 보고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브라이언 샤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세계를 뭉치게 하고 있긴 하네요. 문제는 그 방향이 미국을 제외하고 뭉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닙니다. 6년만인데요. 6년 전은 어떤 시기냐 하면, 바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무역전쟁을 시동을 건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입니다. 물론 2019년 이후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두 없던 이야기가 됐죠. 살아남기 바빴으니까요.

금번 미국의 관세는 일본과 대만을 보면 아주 기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통적 우방국이자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미국의 대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게도 고율관세를 부과헸다는 점이 하나, 둘은 반도체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에게 무력으로 직접 위협 받고 있는 대만에게는 더 큰 관세를 부과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세계 2위 규모의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도 있는 동맹국들입니다.

중국 또한 미국이라는 시장을 상당 부분 잃게 될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주변국들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낼 유인이 있습니다.

관세는 위의 미국 내 문제에 국한할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도 균열을 빚고 있는 겁니다.


🧠 MS 데이터센터 투자 보류, 닌텐도 스위치2 발매 연기

마지막으로,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후폭풍이 나타난 곳은 기술 산업과 AI 인프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대거 연기하거나 취소했습니다.
시카고, 위스콘신, 런던, 자카르타, 인도 등 지역이 모두 포함돼 있죠.

블룸버그는 이 상황에 대해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AI 수요가 줄어서가 아니라, 전력·자재·정책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고 말한 겁니다. 당연하죠. 가령 데이터 센터 건축에 들어가는 건자재, 들어가는 장비, 서버, 냉각장치 등은 대부분 중국, 대만, 베트남, 멕시코 등지에서 수입하는 물품들입니다.

그리고 이 국가들에게 가리지 않고 관세 폭탄을 투여했죠. AI는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라 그 또한 투입과 산출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비즈니스입니다. AI 산업에서 수익성을 대폭 낮춰버린 거예요.

이건 MS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전체의 AI 인프라 확장이 느려진다는 신호이며, 나아가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스스로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투자를 감소시키는 방향의 무브였으니까요. 어리석습니다.
AI 산업에 투자하고 있었던 분들은 대부분 빅테크의 자본적 투자를 염두에 뒀던 분들이시겠죠. 관세가 이러한 투자 계획의 규모와 속도를 모두 비틀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심해셔야 할 겁니다.

한가지 더, 닌텐도 스위치2 출시도 연기되었습니다. 이 또한 관세 때문이었는데요.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서 결국 소비 여력이 줄어들게 될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관세는 경제 너머의 문제까지도 영향을 준다

이번 트럼프의 관세는 단지 ‘세금’이나 ‘수입 장벽’이 아닙니다. 시장 혼란, 월스트리트와 메인스트리트를 가리지 않는 반발, 동북아 외교 재편, AI 인프라 둔화까지 전방위적인 충격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디에서 보지 못한 문제가 터지고, 어디에서 새로운 기회가 피어날지 모르는 형국입니다. 지켜보시죠.

빨리 읽어보자고

골드만삭스 "트럼프 관세로 올해 중국 성장률 0.7%p 낮아질 수도" : 3%후반-4%초반일까요?

"일본 가지말까"…안 그래도 비싸진 '온천', 이젠 당일치기로 못 간다 : 1000원 넘었더라구요 엔화. 엔화는 글로벌로 계속 강해지면서 미국 시장에 충격을 줄 소지가 아직도 다분하죠.
[단독] “결국...” 임대료 반값으로 후려친 홈플러스 [fn마켓워치] : 음... 홍콩ELS도 살려줘 둔촌주공도 살려줘... ㅎㅎ 근데 홈플러스의 종업원들은요?

이재명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내란 종식이 우선" : 그렇다고 하십니다. 의견은 없습니다.

Chart of the day

차트로 보는 시장

CNN의 Fear & Greed Index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측정하여 시장의 '공포'와 '탐욕'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 지수는 0에서 100까지의 범위로 표시되며, 낮은 값은 극단적인 공포(Extreme Fear), 높은 값은 극단적인 탐욕(Extreme Greed)을 의미하는데요.

역사적으로 이 지수가 가장 낮았던 시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과 AIG의 붕괴로 인해 S&P 500 지수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Fear & Greed Index는 12까지 하락했습니다.
  2. 2020년 3월 12일: COVID-19 팬데믹의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며, 이 지수는 2까지 떨어졌습니다. * 그리고 저점은 3월 23일 정도였습니다.
  3. 2025년 3월 4일: 미국 정부의 캐나다 및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와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지수가 20까지 하락하며 '극단적 공포' 영역에 진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