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회계라는 생명줄
세 문장 요약
- 아니, 조금만 알아도 돼요
- 클릭도 안 할까봐 허겁지겁 조금만 알아도 된다고 썼습니다. 근데 정말입니다. 회계는, 만국 공통의 기업 언어입니다.
- 그리고 투자의 성공은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실패는 방지해주는 가이드라인이 되죠.
주식 투자의 세 기둥
투자의 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첫째는 기업 마이크로입니다. 둘째는 거시 매크로입니다. 셋째는 기술, 테크니컬입니다.
기업 : 기업을 보는데는 여러 요소가 들어가요. 크게 정량, 정성적인 요소로 나눌 수 있겠죠. 정성적인 요소에 들어가는 것이 경영자의 비전, 철학, 임직원의 헌신과 같은 무형의 요소라면 정량적인 요소에 들어가는 것이 측량 가능한 것들일 겁니다. 측량 가능한 것이 바로 매출, 이익, 배당과 같은 것들이겠죠. 물론 점유율, 브랜드인지도 같은 시장 데이터도 있을 거구요. 이중, 기업의 과거 실적을 회계기준에 맞춰 공시하는 것이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회계가 될 거예요. 자, 밑에서 좀 더 자세히 적고 일단 나머지 두 기둥에 대해 적어드릴게요.
거시 : 거시, 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죠. 회사가 속한 산업군의 경쟁력, 미래, 위치한 나라의 지정학적 조건, 국가의 금리, 수출대상국과 같은... 주로 통제할 수 없고 세계의 흐름에 같이 묻어가는 그러나 기업의 장기 흥망에 반드시 영향을 주고야 마는 요소를 가르킵니다. 예를 들면 신재생업군에 속했던 많은 업계들이 저금리 매크로에서 강한 것처럼요. 이 둘을 연결시킬 수 있는 시각이 투자에서 중요하다 여깁니다.
테크니컬 : 마지막, 기술적 요소입니다. 여긴 이제 기업 그 자체 마이크로/펀더멘탈이나 거시 매크로 요소 외의 거래에 관련된 것들을 말합니다. 증권은 기업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특히 상장증권의 경우 수급과 심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러가지 기술적 분석의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대표적인 테크니컬 분석으로는 차트가 있을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세 기둥은 이렇습니다. 이 모든 걸 갖춰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과연 그럴 수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어떻든, 이 중 회계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재무제표. 라고도 하고. 멀티플. 이라고도 하고. 회계처리라고도 하고. 공시라고도 하죠. 아무튼 통틀어, 회사의 경영실적 및 주요 사항에 대해 회계기준에 맞춰 공시하는 것에 대해 아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입니다.
기업의 언어 : 회계, 재무 숫자의 이야기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다면, 언어를 몰라도 기업을 알 수 있어요. 아뇨. 오히려 언어를 알아도, 회계를 모른다면 기업을 알 수 없을 겁니다.
기업활동은 자주 국경을 넘어 이뤄지죠. 그래서 언어가 다르더라도 빠른 이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어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려는 기업들은 나라마다 아주 세부적으로는 다르더라도 큰 얼개에서는 이 기준을 따르는 회계칙을 사용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언어를 모르는 어느 나라의 기업을 보더라도. 재무제표를 읽는 순간, 어떤 기업인지 얼마나 팔고 얼마나 남기는지. 돈은 버는지, 잃는지. 어디에 주로 비용을 지출하는지. 인건비인지, 기타비용인지. 자산은 주로 뭘 보유하고 있는지. 부동산인지, 기계설비인지. 현금은 얼마나 있는지. 갚아야 할 빚은 얼마고, 만기는 얼마인지. 단시간 내 망할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주식투자를 한다면 그리고 아마 범위를 넓혀도 미국주식 정도이실 거예요. 기업 공시와 회계정보를 읽는 법 하나 하나를 모두 다 말씀드릴 수는 없겠지만 재무제표와 주요 공시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의 경우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아래 주소가 있겠습니다.
근데 뭐, 여기 들어가서 봐도 아예 접하지 않아본 사람한테는 어려울 거예요. 그죠? 그러니까 이런거 주소만 던져주고 봐라 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제 생각엔 전 글에서도 적었는데 학교에서 이런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봐요. 뭐 이런 현실성 없는 이야기는 넘어갈게요. 안타깝지만요...
여기보다 좀 더 시각적으로 직관적이면서, 공시사항도 전부 챙길 수 있는 사이트로 제가 이용하는 곳은 버틀러라는 곳이 있어요.
여러분도 사용해보시길 빏니다. 언젠가 한번 설명드리고 싶네요. 미국주식의 경우에는 sec의 10k를 읽어보시면, 생각보다 자세한 공시가 이뤄지거나 ir 프레젠테이션에서 기업 실적/재무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테슬라 ir을 예로 들어드리겠습니다. 테슬라 ir 덱 참 깔끔하고, 재밌어요.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설사 안다고 여기시더라도 회계/재무 그리고 숫자에 담긴 함의를 모르신다면 온전히 이해하시기에는 무리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반면, 여러분이 숫자의 함의를 가지고 재무정보를 읽어내신다면, 반 발자국 정도는 앞서서 의사결정하시거나 또, 위험에서 빗겨나실 수는 있으실 거라 여깁니다.
워런 버핏, 피터 린치, 폴 크루그먼...! : 업사이드 포텐셜보다 다운사이드 리스크
워런 버핏은 "회계지식 없이는 투자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피터 린치 역시 "기본적인 회계 원칙을 이해하는 것은 투자에서 큰 이점을 가져다준다"고 언급했으며, 경제학자 파울 크루그먼도 회계지식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뭐... 그러니까 기본이라는 거죠.
그런데 이 지점, 착각하시기 쉬울 거예요. 그래서 회계 잘하면 주식 잘하냐. 아뇨 아뇨 아뇨. 이거 단언하겠습니다 아니죠. 그럼 뭐, 회계사들이 주식으로 돈 매일 매일 복사하게요? 이거 아니잖아요. 그런데, 모르면 어렵다는 이야깁니다. 무슨 자격사나 교수님처럼 잘 해야될 필요는 없겠지만요.
회계는 그 근본부터 보수주의에 근원을 두고 있어요. 재무정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가능하면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과대매출, 과소원가계상같은 것들을 멀리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걸 투자와 연결시킬 때, 회계/재무지식은 업사이드 기회보다 다운사이드 위험을 회피하는데 주안점을 둔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좀 잠잠하지만, 이차전지업계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관련 업군 주식들 크게 같이 오른 적 있습니다. 그리고 이차전지와 하등상관 없는 기업들도 너도 나도 공시라는 형태로 이차전지업에 진출한다고 했죠.
이런 허위공시 뒤에는 주가 부양을 원하는 일단의 세력이 자리합니다.
이런 회사들의 경우 무자본 M&A 세력의 경영권 인수 과정 등에 불공정거래 행위가 빈번히 이루어졌고, 불공정거래 행위 직전 최대주주가 변경되기도 합니다. 횡령, 배임도 발생하구요. 금번 금감원은 허위 발표를 한 상장사 20개 를 조사했는데요 이중 10개가... 상장폐지 또는 매매거래 정지 됐습니다.
여러분,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몰라요. 그게 거짓이어도 좋다. 주가만 오르면 된다. 이렇게 말입니다. 네 물론 누군가는 실제로 빠르게 매수해서 이익을 볼 수도 있고, 불법행위에 동조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 자체가 범죄라고 할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한 두번의 성공이야말로 정말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한번 더. 두번 더. 이런 식의 거래에 자신감이 붙고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며 거래 규모를 키우고, 그리고 언젠가는 하룻밤 사이에 부정/허위공시로 인한 거래정지나 상폐를 맞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때 가서, 피해자라고 말하실 셈입니까?
게다가 어떤 이들은 언론 발표만 보고 이러한 허위공시를 진정으로 믿기도 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재무제표나 공시를 살피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실체를 간과하고 거액을 투자하기도 하죠. 이렇게 피땀흘려 번 돈이 들어간 주식이 몇 토막이 나고, 결국엔 회수조차 하지 못하고 상장폐지되거나 매매정지 된다면, 절대 이런 경우는 피하셔야겠죠.
저는 펀더멘탈에 의거한 투자만이 정답이라고 믿지는 않아요. 말했다시피 투자에는 세 기둥이 있고, 매크로로만으로도. 마이크로로만도. 테크니컬로만도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다만, 마이크로 그리고 펀더멘털, 그리고 회계가.
여러분의 생명줄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아마 그런 의미에서 저 대 투자자들이 이게 필수 요건이라고 말한 거겠죠. 시장에서 오래 머무려면, 가이드라인은 있어야 하니까요.
맺으며
여러분, 공부하라는 그런 따분한 소리는 하기 싫은데요. 음 좋아요. 책을 한번 추천해볼까요? 어.. 음.. 이 책 정도면 될 것 같은데? 자, 추천드려요. 경제적 이해관계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